[글마당] 로라
그녀의 눈빛은 슬픔이고 몸짓은 서투름이다 그녀의 몸과 세상 사이의 경계는 번득인다 태어날 때 울음소리부터 덜커덕거렸단다 그녀 앞에 펼쳐진 삶은 전진이 허락되지 않는 듯 한고비 두 고비를 돌고 나면 또 다른 고비 날마다 머뭇이고주춤이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하얀 눈송이 그녀 눈빛을 사로잡은 듯 되살아나는 부스러진 기억들 날려 보낸다 위로 옆으로 사방으로 날려 보낸다 숨 막히는 낯선 향기가 허공에서 날아온다 이 신기루를 잡기 위해 그녀는 내면에 고요를 키운다 그 고요가 가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그녀를 위로한다 정명숙 / 시인글마당 로라 그녀 눈빛